세계 경제를 빨아들이는 무서운 ‘블랙홀’로 등장한 친디아와 풍부한 천연자원과 성장잠재력을 지닌 ‘검은 대륙’의 결합이 앞으로 국제경제의 질서를 뒤흔들 변수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행 실크로드’ 걷는 중-인=해리 브로드먼 세계은행 경제자문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시장은 중국과 인도의 새로운 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의 교역량은 297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은 아프리카에는 미국과 영국에 이은 3번째 주요 무역국이다. 중국은 올해 중반 기준으로 아프리카에 11억8000만 달러의 직접투자(FDI)까지 했다.
중국은 일부 국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흑인 거물 정치인인 민주당의 버락 오바머 상원의원이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돌아와 “아프리카에서 중국만 눈에 띄고 미국은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할 정도.
‘글로벌 강대국’의 꿈을 펼치고 있는 인도 역시 에너지 협력과 경제 지원을 앞세워 중국을 뒤쫓고 있다. 인도는 중국보다 후발 주자이지만 아라비아 해만 건너면 되는 지리적 이점에, 기원전부터 아프리카에 진출했다는 역사적 연고가 있다.
▽남-남 협력시대 올까=아프리카가 중-인이 이끄는 아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올 전기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손을 잡는 남-남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대(對)아시아 수출은 최근 5년 사이 3배나 늘어났다. 아프리카 수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유럽연합(EU·32%)과 미국(29%)에 이어 세 번째다. 아시아의 대아프리카 수출도 매년 18%씩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가 아프리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지금까지 아프리카와 중-인의 교역은 주로 천연자원 분야에 한정됐지만 점점 다른 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다르푸르 인종학살’ 40여 도시서 규탄시위▼
일요일인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시위대 수천 명이 모여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다르푸르를 구하자’라는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센트럴파크 일대를 달리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르푸르는 아랍계 이슬람 정부군과 아프리카계 기독교 반군의 내전으로 2003년 이후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200만 명 이상이 난민 신세가 된 참극의 현장. 그런데도 이라크 사태 등에 밀려 아직껏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유엔은 유엔 평화유지군 2만 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지만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수단 정부는 평화유지군 파견에 반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마저 이달 말 철수할 예정이다.
이날 뉴욕 외에도 영국 런던 등 전 세계 40여 개 도시에서 다르푸르 지역의 내전종식과 평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에서도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평화시위대가 수단대사관 앞에 집결한 뒤 총리실이 있는 다우닝가 10번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전 세계의 시위대들은 이날 수단 정부를 향해 ‘참극을 막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의 주둔을 허용하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유명 인사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지 클루니 씨는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직접 참석해 다르푸르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나는 스스로를 위해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이곳에 와 있다. 이달 말까지 뭔가 조치가 없으면 수백만 명이 다시 무방비 상태로 방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4월에도 기자 출신인 아버지 닉 클루니 씨와 함께 다르푸르를 다녀온 뒤 현장의 참상을 담은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영화배우 에마 톰슨 씨, 팝스타 엘튼 존 씨 등 영국 출신 연예계 인사들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다르푸르 사태를 최우선 정책 중 하나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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