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油” 라고 말하기엔 이르다?… 국제유가 곤두박질

  • 입력 2006년 9월 21일 02시 55분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기름값 하락은 자동차 모는 운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기업에도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호재다. 주식시장에서도 유가 하락은 좋은 소식일까? 이 대목에선 어느 한쪽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가 어렵다. 최근 2년 동안 국제 유가는 국내 증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는 국제 유가가 기록적으로 뛰는 상황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5월에는 국제 유가와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기도 했다.》

유가가 오르면 주가도 상승하고, 유가가 떨어지면 주가도 하락하는 현상이 최근 2년간 펼쳐진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유가 하락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날의 칼, 국제 유가

유가와 국내 증시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 이유는 중국 경기 때문이었다.

중국 경기가 활황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에서 60달러 선으로 갑절가량 뛰어 버렸다.

유가 급등은 단기적으로 국내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제조 단가가 따라 올라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경기의 활황은 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비 부담 증가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됐다.

증권가에서는 “유가가 안정되고 중국 경기가 침체되는 것보다, 유가가 올라도 중국 경기가 불붙는 게 더 낫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올해 초 세계 물가가 급등하면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주도하자 유가와 세계 주가가 동반 폭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중국 경기 침체 우려→유가 하락→세계 증시 동반 하락의 도미노 현상이 펼쳐진 것이다.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국제 유가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부정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비드 레슬러 수석 전략가는 “유가가 떨어진다고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가 하락이 경기를 나아지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유가 하락이 증시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유가 하락의 원인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침체가 아니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근 유가 하락은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부각된 것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7일 이후 국제유가가 17%가량 떨어지는 동안 국제 금 가격은 10% 남짓 하락하는 데 그쳤다.

경기 침체기에는 유가보다 금값이 더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최근 유가 하락 추세가 경기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은 중동의 위기가 사라지면서 석유 투기세력이 시장에서 빠져나간 이유가 크다”며 “올해 5월처럼 유가가 하락한다고 증시가 뒤따라 추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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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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