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사진)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20일 일본 도쿄(東京) 본사에서 열린 현지 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좋은 자동차를 싸게 만드는 점에서 현대자동차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아이치(愛知) 현 도요타(豊田) 시 출신으로 1964년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도요타차에 입사한 후 구매 경영기획 부문 등을 두루 거쳐 41년 만에 사장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대자동차와 협력할 계획은 있습니까.
“전면 협력은 어렵겠지만 환경과 안전기술 분야에서의 부분적인 협력은 가능합니다. 도요타는 포드 닛산 제너럴모터스(GM) 등과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렉서스 이외의 차종을 한국에 진출시킬 계획은….
“당분간은 렉서스 판매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도요타가 GM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 수위 업체로 등극하는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는지….
“상대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예상할 순 없습니다. 판매량이 몇 위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품질을 향상시키면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도요타가 1위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도요타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겨우 10위 안에 진입했고 유럽에서는 점유율이 5% 안팎에 불과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현대차의 노사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문제 공유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쌍방간 대화를 통해 서로 못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도요타의 성공 비결을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고르는 문화보다는 키우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이 ‘잃어버린 10년’을 떨쳐내고 무서운 속도로 되살아나고 있는데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물건 만들기를 확실히 한 것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자원이 없는 일본은 2차 산업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편 이날 와타나베 사장의 발언에 대해 현대자동차의 한 고위 임원은 “도요타는 자동차 생산 1위 탈환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에서 높아지고 있는 경계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현대차를 치켜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발언도 그런 맥락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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