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탁신 총리는 20일 뉴욕을 떠나 영국 런던으로 향하는 전세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며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지만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태국 TNA 통신이 전했다.
그는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가족과 연락을 취해왔으며 군부와도 연락했다"고 덧붙였다.
탁신 총리의 측근 장관들은 구금 상태이거나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국영TV '채널5'는 육군이 탁신 총리의 최측근인 제1부총리 겸 법무장관과 국방장관을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상무장관, 농업장관, 보건장관, 외무장관, 문화체육부장관 등 5명은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쿠데타 세력이 2주 안으로 새 총리를 선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데바쿨라 피리디야손 중앙은행 총재, 찬차이 전 대법원장 등 6명이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20일 "군사 쿠데타는 정당성이 없는 민주주의의 후퇴"로 규정하며 태국의 조속한 민정복귀를 촉구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쿠데타에 실망했다"며 "가급적 빨리 민간이 통치하는 민주 질서 회복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쿠데타로 태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 프로그램들이 재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의 규탄성명이 쿠데타 발생 24시간이 지난 뒤, 기자들의 질문이 있고 나서야 나왔고, 그 표현도 부드러운(mild)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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