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미국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연구한 도널드 맥커비 룻거스 대학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경영학습 및 교육' 학회지에 기고한 조사자료에서 "MBA 재학생의 56%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 32개 경영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 623명을 포함해 모두 54개 대학의 학생 53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정행위를 했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MBA 과정 학생에 이어 공학(54%), 과학(50%) 분야의 전공자들이 뒤를 이었다. 사회과학과 인문학 전공자들은 39%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답변했다. 커닝페이퍼(crib notes) 사용과 표절, 인터넷으로부터 논문 다운로드가 부정행위의 대부분이었다.
맥커비 교수는 이번 조사가 익명으로 이뤄졌지만 신분 노출을 꺼려 솔직한 답변을 회피한 학생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실제 부정행위는 이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기업에서 인턴이 되거나 월스트리트에서 취직 경쟁을 앞둔 학생들은 동료 학생의 부정행위를 목격한 뒤 자신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게 된다"고 부정행위가 만연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미국 경영대학원이 MBA 프로그램의 필수 과목으로 윤리교육을 지정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FT는 대학원생 뿐 만이 아니라 대학생, 고등학생의 부정행위는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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