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자막 한 줄로 처리되는 짧은 한마디로 대중을 사로잡는 탁월한 능력에, '자민당의 괴벨스'라고 불리는 홍보전문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의원조차 "고이즈미 총리는 언어의 천재"라고 혀를 내두른다.
먼저 그는 '자민당을 때려 부수겠다'는 한마디로 파벌정치와 요정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을 순식간에 사로잡아 자민당 총재직을 거머쥐었다. 또 '개혁 없이 성장 없다'는 단문으로 자신의 소신인 우정(郵政)민영화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납득시켰다.
역사적인 압승을 거둔 지난해 총선의 구호도 그의 솜씨였다. 자민당은 부정(否定)표현은 금기라고 말렸지만, 그는 '개혁을 멈추지 마'라는 강한 부정문으로 유권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그가 회자시킨 많은 한마디들 중 상당수는 궤변에 가깝다. 가장 중대한 외교 현안인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마음의 문제'라고 강변한 것이 대표적. 2004년 실제 근무하지 않은 회사에서 월급을 받은 '가짜 사원'경력이 국회에서 문제가 되자 '인생은 가지가지, 회사도 가지가지, 사원도 가지가지'라고 슬쩍 넘어가기도 했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이 위헌이라는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자위대가 활동하는 지역은 비전투지역'이라는 순환논법으로 정당화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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