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천 서기의 실각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의 몰락과 함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를 필두로 한 새 국가지도부가 영도자 반열에 오른 지 4년 만에 확실하게 권력을 장악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25일 축출된 천 서기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명(후보위원 1명 포함) 중 한 명으로 후 주석이 당 총서기에 오른 2002년 11월 이후 실각한 최고지위의 인물이다.
홍콩시립대학 정위슈(鄭宇碩) 교수는 "천 서기의 실각은 장 전 주석이 더 이상 정치적 특권을 유지하거나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상을 잃었다는 뜻"이라며 "이는 장쩌민 시대의 종언과 함께 후 주석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콩의 정치분석가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상하이 고위관료의 부패 스캔들을 겨냥한 후 주석의 달라진 대응자세다.
장 전 주석으로부터 당 총서기 직을 물려받은 후 주석은 수렴청정을 받고 있던 2003년도에는 상하이 비리사건에 별다른 조치 없이 눈감아 줬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당시 상하이 시 고위관리들이 토지개발상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번처럼 100여명이 넘는 직원을 파견 조사해 비리를 적발했지만 개발상만 가볍게 형사처벌했을 뿐 관리들은 손대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는 천 서기의 비서출신인 친위(秦裕) 상하이 바오산(寶山) 구 부서기 겸 구청장을 즉각 구속하고 천 서기 역시 바로 해임했다.
베이징(北京)의 정치 분석가 류쥔닝(劉軍寧) 씨는 "천 서기의 축출은 11년 전 천시퉁(陳希同) 베이징 시장이 숙청된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며 "이전 권력다툼이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제는 확실히 부패문제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상하이 관리들에 따르면 상하이 사회보장기금 비리사건이 터지기 전 중앙정치국에서 후 주석과 장 전 주석의 심복인 천 서기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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