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이라고는 이지마 이사오(飯島勳·61) 정무비서관 1명에 불과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때와도 크게 다르다.
▽내각의 주요 측근=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55) 관방장관은 측근 그룹의 맏형 격에 해당한다. 관방장관은 내각과 국회의 가교이자 정부 공식대변인이며 일본 정부 내의 모든 정보를 주무르는 자리로 흔히 '총리의 아내'라고 불린다.
아베 총리는 시오자키 장관에게 신설하는 납치문제 담당상도 겸직하도록 했다. 이는 자신의 간판 이미지인 납치문제를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시오자키 장관은 외무성 부대신(차관급 정무직) 시절 "일본 정부는 일본인 납치, 북한 미사일과 핵 등 쟁점 현안들이 포괄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해왔다. 스스로도 대북(對北) 정책이 강경한 편이라고 얘기하는 인물.
또 일본은행 출신으로 금융경제통인 그를 관방장관에 임명함으로써 '경제에 약한 아베'라는 이미지까지 씻어내는 양수겸장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노베이션 담당 대신으로 임명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45) 의원은 여성의원 중 아베 총리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맹렬 지지자로 만주사변 이후 일련의 전쟁을 '자존자위(自尊自衛) 전쟁'이라고 했다가 거물 정치인인 다하라 소이치로(田原總一郞) 씨로부터 "천하고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54) 금융담당상과 스가 요시히테(菅義偉·57) 총무상은 총재 경선과정에서 아베 총리와 가까워진 '신흥 측근' 그룹이다.
관방 부장관에 임명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52) 의원과 총리 보좌관으로 발탁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43) 의원은 '원조 측근'으로 분류된다.
시모무라 관방 부장관은 문부성 정무관 시절 역사교과서 왜곡에 깊이 간여했으며 세코 보좌관은 홍보전문가로 아베 총리의 사설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자민당 젊은 측근=자민당 간사장 대리로 발탁된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49)는 아베 총리의 측근이고, 정책에 밝아 '정책신인류(新人類)'라고 불리며, 금융경제에 밝다는 점에서 시오자키 장관과 비슷한 점이 많다. 망언을 일삼는 강경 국수주의자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 도지사의 아들이지만 강경파는 아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내각 때는 정권비판의 선봉에 섰지만 고이즈미 내각에서 행정개혁담당 대신과 국토교통대신 등으로 중용된 바 있다.
아베 총리를 지근에서 보필할 정무비서관으로는 이노우에 요시유키(井上義行·43) 전 관방장관 비서관이 임명됐다. 2000년 7월 당시 관방 부장관이던 아베 총리의 비서관으로 발탁돼 납치문제를 담당하면서 아베 총리의 그림자로 자리매김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측근을 내각과 자민당에 중용한 것은 총리관저를 미국의 백악관과 같은 명실상부한 권부(權府)로 만들려는 구상과도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와 전후세대가 주축인 그의 측근들은 아시아외교에 있어서도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에 큰 부채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반성은 한다면서 행동은 따르지 않았던 이전 정권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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