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최대 방문판매 화장품 회사인 ‘메리케이’가 특별히 주문한 것이다.
두 사람은 최근 메리케이 최고 세일즈 여왕의 자리인 최고컨설턴트(National Sales Director)에 올랐다. 1963년 회사 설립 이후 1등 판매 왕에게 핑크색 캐딜락을 선물하는 메리케이는 한국의 차 크기를 고려해 벤츠를 택했다.
지금까지 메리케이가 진출한 36개국 방문판매원 150만 명 가운데 핑크 캐딜락의 주인공은 단 500명.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있는 본사 박물관 명예의 전당에 두 사람의 사진이 이들 500명과 나란히 걸렸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1년과 2002년 방문판매원의 길로 뛰어든 김 씨와 최 씨. 지금 이들은 연봉 2억 원을 훌쩍 넘는, 방문판매원들의 우상이 됐다.
○ 상한 자존심과 장애도 이겨냈다
“친언니마저도 한 번 제품을 산 뒤 연락을 끊어버렸어요. 자존심이 무너지더군요. 성공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최정숙 씨)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를 꽉 물었죠. 나는 방문판매원이 아니라 내 사업을 하는 사장이라고.”(김영미 씨)
최 씨는 선천적으로 목젖이 없어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처음 판매를 나갔을 때는 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고객도 있었다. 아나운서 스피치 학원에 등록한 최 씨는 3개월 동안 학원을 다니며 밤을 새워 발음 연습을 하고 큰소리로 책을 읽었다. 이런 노력 끝에 지금은 아무도 그의 장애를 눈치 채지 못한다.
그는 “신체가 불편한 것보다 자존심 다치는 게 더 힘들었다”며 “하루에도 수백 번 ‘나는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었다”고 말했다.
○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최 씨는 방문판매원보다 ‘명강사’로 더 알려졌다. 고객에게 제품보다 서비스와 콘텐츠를 판다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근사하게 차려입고 은행에 가 지점장을 만나자고 했죠. VIP 고객인 줄 알더군요. ‘창구 직원들을 아름다운 꽃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에 지점장이 강의를 허락했어요.”
그는 개인 고객에게 화장품을 파는 대신 은행이나 학교 병원 기업 등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스스로 개발하고 준비한 ‘이미지메이킹 클래스’ ‘스킨케어 클래스’ 등의 강의를 했다. 강의를 들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고객이 됐다고 한다.
김 씨는 고객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는 전략을 썼다. 집 거실을 아예 메리케이 사무실처럼 꾸미고 옷가게, 피부관리실의 사장들을 집으로 초청해 제품을 소개했다.
그는 “화장품 전문가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며 “입소문을 타면서 믿고 찾아오는 고객이 늘었다”고 성공 비결을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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