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르도대 성형외과팀 5명은 27일 에어버스300을 타고 무중력 공간에서 46세 남자의 팔뚝에 난 지방덩어리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수술은 여객기가 동력을 끄고 자유 낙하할 때 생기는 22초간의 무중력 상태를 이용해 진행됐다. 여객기는 무중력 상태를 만들기 위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처럼 정신없이 곡예비행을 했다.
수술진은 기내에 설치한 가로세로 2m의 플라스틱 텐트 안에 몸을 단단히 묶고 집도했다. 수술 도구들에는 자석이 부착됐고, 무중력 상태에서는 피가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피를 빨아들이는 특수 흡입기도 설치됐다.
수술이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1분. 이 수술을 위해 의료진은 우주비행사와 비슷한 훈련을 받았다. 환자를 자원한 사람도 중력 변화에 익숙한 번지 점퍼였다.
우주에서 로봇이 지상의 지시에 따라 수술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유럽우주국(ESA)이 이번 수술을 후원했다.
실험을 주도한 보르도대 도미니크 마르탱 박사는 “우주에서도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사람을 수술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2시간가량의 지속적인 무중력 상태였다면 맹장 수술도 했을 것”이라며 결과에 만족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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