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미국 버지니아 주 애넌데일의 한 음식점. 갈채 속에서 레인 에번스 하원의원(민주)이 받아든 감사패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감사패는 지역 한인단체인 워싱턴한인연합회가 전달한 것.
에번스 의원은 올 4월 크리스토퍼 스미스 의원(공화)과 함께 하원에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했고, 이 결의안은 하원 국제관계위원회를 통과해 전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에번스 의원이 그동안 2차례 상정했던 결의안은 모두 일본정부의 집요한 반대 로비에 밀려 상임위 상정조차 실패한 채 폐기됐었다. 이번 결의안도 연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폐기된다.
파킨슨씨 병 때문에 내년 1월 회기종료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하는 에번스 의원은 부축을 받으면서 답사에 나섰다. 그는 떨리는 발음으로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계속 (결의안 통과를)추진하겠다. … 미국 의원들이 여러분들을 좌절시키게 내버려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헌신에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태식 대사는 "한인교포와 한미관계를 위해 특별하고 어려운 일을 해 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서옥자 워싱턴정신대대책협의회 회장은 에번스 의원이 "서민과 같이 살겠다"면서 의원 연금을 자진 반납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한인 인권문제를 연구해 온 전종준 변호사는 "에번스 의원은 혼혈인 자동국적 취득법안 제출, 고엽제 관련법 및 대인지뢰금지법 통과도 주도했다"며 "힘없는 이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미국 국민의 충복이자, 한인교포의 영원한 친구"라고 말했다.
김영근 연합회장은 "11월 초 중간선거 이후에 결의안이 하원 전체회의를 반드시 통과되도록 한인들은 '미 의회 의원들에게 편지보내기'를 비롯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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