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스위스 취리히에서 동남쪽으로 30km 떨어진 신델레기.
젖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초원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2, 3층 높이의 주택들과 5층짜리 유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유리 건물은 세계 102개국에 750개의 지사, 종업원 4만2000여 명을 거느린 세계 2위 물류 기업인 퀴네나겔사(社)의 본사 빌딩(사진)이다. 클라우드 험스 회장을 비롯해 직원 1000여 명이 근무한다.
지난해 93억 달러(약 8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굴지의 물류 회사가 왜 항만이나 공항 근처가 아닌 알프스 산맥 시골 마을에 있을까.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스위스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국가 경쟁력을 갖추게 됐는지 비결을 알 수 있다.
○ 법인세 독일의 절반 수준… 기업들 몰려온다
육지로 둘러싸인 스위스는 해상을 통한 국제시장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세계 10위 안에 드는 물류 회사를 2개나 보유하고 있다.
두 물류 회사가 처음부터 스위스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1890년 독일 무역항 브레멘에서 설립된 퀴네나겔은 1970년 스위스 신델레기로 본사를 옮겼다. 세계 7위 물류 회사인 파날피나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1982년 스위스 바젤로 본거지를 옮겼다.
험스 회장은 “당시 회장이 이곳에 왔다가 주변 경치에 반한 게 본사를 옮겨 온 첫 번째 이유고 가벼운 세금이 두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독일의 법인세는 41.6%이지만 스위스는 21.3%로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법인세가 30% 안팎인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10%포인트 낮다.
KOTRA 김상묵 취리히 무역관장은 “세계적 기업이 수십 년간 터를 잡았던 곳을 떠나 스위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오늘날 스위스를 국가 경쟁력 세계 1위의 나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지난달 26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6년 기준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 다양한 서비스로 부가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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