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야스쿠니 참배 않을 것' 전제 양해"

  • 입력 2006년 10월 2일 11시 55분


한국 정부는 내주초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일본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앞으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양국 외교 당국은 아베 총리 취임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 개최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시절 정상회담이 단절된 핵심 원인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논의하며 이 같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일본 측은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한국 측 입장을 잘 알고 있고,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사전약속을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못 박지는 않았지만, 정상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이 같이 밝혔고 특히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 이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행동에 옮길 경우 한일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

일본 정부 측은 외교 경로를 통해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양해'한다는 선에서 입장을 밝혔고, 이런 조율을 거쳐 다음주초 서울에서 회담을 하는 쪽으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당국자는 지난달 29일 한일정상회담 추진 관련 브리핑에서 "역사인식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을 중시한다"며 "일본이 하지 않아야 될 것은 안 해야 하며.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할 경우 모든 상황은 원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양해' 수준에서 의견을 조율함에 따라 아베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 향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인지, 한다면 어떤 수위, 어떤 표현으로 언급을 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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