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창립된 팀브로는 자유시장경제와 열린사회를 지향하는 싱크탱크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은 “팀브로는 사회주의 체제인 스웨덴에서 자유주의를 밝히는 한 줄기 빛”이라고까지 평가한 바 있다.
뭉크함마르 씨는 “스웨덴의 복지 모델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준의 복지제도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다는 진단에서다. 그는 “의사 1명이 하루 평균 진료하는 환자 수가 4명까지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며 스웨덴의 복지 모델이 갖는 비생산성을 더는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좌파 정부가 구축한 정부 주도의 복지 시스템은 ‘독점의 폐해’를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습니다. 경쟁력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습니다.”
그는 실업자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자 이를 악용해 일부러 실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사례를 예로 들며 스웨덴식 복지 모델이 불러온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스웨덴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평균 병가 일수도 가장 많다. 한마디로 혜택은 누리되 의무는 다하지 않겠다는 개인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놀고먹는 사람들이 혜택을 보면서 이들을 먹여 살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뭉크함마르 씨는 설명했다. “이렇게 문제점이 많이 노출된 시스템을 제대로 알고나 따라하려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총선 결과는 국민이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스웨덴식 ‘큰 정부’는 이제 잘 작동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 인센티브를 받는 자유시장경제가 정착돼야 일자리 창출이나 부의 재분배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스웨덴 국민이 알게 된 결과 이번 선거에서 정권 교체로 이어진 것이지요.”
그는 “좌파는 최근 12년을 포함해 지난 65년간 집권해 오면서 경제적 비전을 내놓지 못했으며 문제점을 숨기기에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렇지만 스웨덴은 탄탄한 복지와 함께 세계가 경탄하는 경제적 성과를 그동안 내놓지 않았던가…. 그는 ‘세계가 부러워해 온 스웨덴의 경제성과도 사실은 20세기 초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산물’이라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설명했다.
“오늘날 스웨덴의 50대 기업 가운데 49개는 1970년 이전에 세워진 기업입니다.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시 정부는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낮은 세금과 탈(脫)규제로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고 그 결과 스웨덴은 미국에 버금가는 빠른 발전 속도를 자랑했다는 것. 이때 축적한 부(富)가 있었기에 이후 집권한 좌파 정부가 복지제도를 건설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금이 높아지고 규제가 심해지면서 기업 활동은 점차 위축됐고 더불어 복지제도를 지탱할 여력마저 약해져 버렸다고 뭉크함마르 씨는 결론을 내렸다.
스톡홀름=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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