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에 겐이치 "한국경제는 추진력 잃은 대포동 2호"

  • 입력 2006년 10월 11일 17시 28분


"지금 한국경제는 추진력을 잃고 추락한 대포동 2호나 마찬가지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존망의 벼랑 끝에 몰릴지도 모른다."

한국 경제에 쓴 소리를 자주해온 경영전문가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미국 UCLA대 교수가 일본의 한 잡지에 경고를 쏟아냈다. 사실상 독설 수준이다.

오마에 교수는 우선 한국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에서 급속하게 회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원화가치가 떨어져 값이 싸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원화가치가 높아지면서 한국기업의 가격경쟁력이 거의 사라졌다"면서 "한국기업은 지금까지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10~15% 높아진 것만으로 한국의 자동차 및 전자 수출기업의 이익이 반 토막 난 점을 근거로 꼽았다.

예컨대 도요타자동차가 올 상반기에 미국에서 '야리스'를 현대자동차 '베르나'와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베르나'의 1~7월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16.4%나 급감했다는 것.

그는 일본의 자동차업체가 1970년대 이후 24년간 엔화가치가 4배나 오르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피나는 노력으로 생산성을 올린 사실을 대비시켰다.

오마에 교수는 '원화 약세'라는 1단계 추진체의 연료가 바닥난 시점에서 2단계 추진체도 보이지 않는 한국 경제의 현실을 7월 발사 직후 추락한 북한의 대포동 2호에 빗댔다.

그는 "한국은 과거에 없었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절대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향후 10년간의 국가전략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현 정권에 직격탄을 쏘았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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