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8억5000만 명 이상이 여전히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고 기아인구는 오히려 10년 전보다 1800만 명가량 늘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관심은 부채 탕감이니, 무역협상이니, 기후변화니 하는 이슈에만 집중돼 있을 뿐 식량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것.
자크 디우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들이 지난해 빈국들의 부채 탕감에 합의했으나 여전히 많은 부분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농업 쪽에 더 많은 공공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구호기구인 액션에이드 관계자도 “농업과 농촌개발 원조가 1984년 67억 달러에서 2002년에는 22억 달러로 급감했다”며 “정치인들은 그럴듯한 말만 하지 말고 즉각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FAO에 따르면 빈곤 문제는 극심한 지역별 편차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의 경우 기아인구가 1991년 5억7000만 명에서 2002년 5억240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북한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기아인구가 20%에서 16%로 줄었다.
반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같은 기간 1억6900만 명에서 2억6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기아율은 22%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FAO는 또 매년 600만 명의 어린이가 기아로 죽어가고 있으나 선진국들은 빈곤국 지원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6배가량 많은 3300억 달러를 매년 국내 농업에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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