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구하고 숨진 충견

  • 입력 2006년 10월 17일 16시 22분


3년 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혼자 사는 미국 위스콘신 주 엘카트레이크 남쪽 라인 마을의 제이미 핸슨(49·여) 씨는 15일 저녁 13세짜리 애견 '제시', 고양이 2마리와 함께 TV를 시청했다. 그런데 어린 고양이가 탁자 위로 뛰어 오르다 초를 넘어뜨려 불이 났다.

인명구조훈련을 받았던 제시가 곧 전화기를 물어왔다. 핸슨 씨는 911에 전화한 뒤 대피하려고 일어서다 소파에서 떨어졌다. 목발은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그는 의족을 물고 온 제시에게 의지해 집을 탈출했다.

그때 제시는 2층에서 늙은 고양이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다시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그게 끝이었다. 집은 거의 전소됐지만 팔에 3도 화상만을 입은 핸슨 씨는 "그 무엇보다 사랑했던 제시가 나에게 모든 걸 주고 떠났다"며 충견을 기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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