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측량기준 96년만에 독립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5분


측량 시연행정자치부가 국제 표준인 세계측지계를 적용한 ‘지적위성기준점’을 울릉도에 처음 설치했다. 18일 오후 ‘동해 원점’인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독도박물관 입구에서 지적공사 관계자들이 지표 측량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울릉=연합뉴스
측량 시연
행정자치부가 국제 표준인 세계측지계를 적용한 ‘지적위성기준점’을 울릉도에 처음 설치했다. 18일 오후 ‘동해 원점’인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독도박물관 입구에서 지적공사 관계자들이 지표 측량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울릉=연합뉴스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 토지조사사업의 하나로 지적(토지의 위치, 경계 등을 담은 기록) 측량에 사용돼 온 도쿄(東京)측지계가 96년 만에 폐지되고 지구 중심을 기준으로 한 국제표준인 세계측지계가 18일부터 적용된다.

측지계란 지구 중심에서 지형, 지물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하는 원칙을 의미한다. 도쿄측지계는 별(북극성)을 보고 위치를 측정하는 천문관측 형식이고 세계측지계는 지구 상공을 돌고 있는 24개 지적인공위성을 이용해 원점을 만든다. 원점이란 지적 측량을 하기 위한 기준점을 말한다.

이날 울릉도에는 세계측지계 적용의 첫 사례로 한국의 ‘동해 원점’ 표지석이 설치됐다. 기존의 도쿄 원점을 대체하는 동해 원점이 울릉도에 설치됨에 따라 한국도 지적 측량의 주권 확보와 현대화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행정자치부는 이날 중앙지적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독도박물관 입구에서 동해 원점 표지석 제막식 행사를 열었다.

지금까지 사용돼 온 도쿄측지계는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천문관측을 통해 지적 측량을 한다. 이 때문에 거리가 먼 한국의 각 지점을 표시할 때 오차가 많이 발생했다. 측량 정확도에서 도쿄측지계의 오차범위는 ±36cm이지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하는 세계측지계는 ±3cm로 오차가 작다.

기존의 도쿄측지계로는 동해 원점이 ‘북위(위도) 37도 28분 47.2005초, 경도 130도 54분 01.1705초’이지만 세계측지계를 적용하면 울릉도 동해 원점은 ‘북위 37도 28분 57.4331초, 경도 130도 54분 02.7496초’다. 이처럼 세계측지계를 따르면 각 지형지물은 가까이 설정된 지적 원점을 기준으로 지적이 다시 측정된다.

행자부는 독도에도 동해원점 표지석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독도가 천연기념물 336호여서 20일 경 문화재청의 형상변경 심의를 통과하면 내달 중 동해원점 표지석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2010년까지 서울 등 전국 1200개 지점에 지적 원점을 설치한다. 지적 측량 원점이 만들어지면 지역별 지적 측량이 한결 간편해진다.

예컨대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동아미디어센터가 지적 원점일 경우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지적을 측량하고 싶다면 양 지역에 GPS 수신기를 설치한 뒤 인공위성을 통해 이들 지역의 위치와 경계 등 상세한 지적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측지계를 이용해 지적을 측량하면 실제 토지와 지적도 상의 토지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상당 부분 개선될 전망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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