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FRB의장 '美 경제 완만 성장' 발언 속뜻은?

  • 입력 2006년 10월 26일 15시 05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직은 말 한 마디로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 자리다.

26일 세계 증시의 움직임은 FRB 의장의 입이 가진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5일(현지 시간) 개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는 기준금리를 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4년 6월 이후 17차례나 잇달아 인상됐던 미국 금리는 최근 3회 연속 동결됐다.

세계의 이목은 이미 예상됐던 금리 동결보다는 회의 후 공개된 발표문에 쏠렸다. 통화정책에 대한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의중을 짐작케 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경제는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짤막한 언급에 대해 뉴욕 월가(街) 경제 분석가들은 둘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

"3번 연속 동결한 금리를 다음에는 올릴 수 있다는 얘기"라는 해석과 "경기가 지나치게 둔화되지는 않을 거라는 온건한 낙관론"이라는 해석이 맞붙었다.

미국 증시는 발표문 공개 직후 급락했다가 긍정적인 해석이 우세해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이 소식을 접한 유럽 증시와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그가 말하면 시장이 듣는다'던 전임자 앨런 그린스펀만은 아직 못하지만, 취임 8개월째인 버냉키 의장도 슬슬 말 한 마디의 위력을 뽐낼 모양이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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