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좌파 노동자당(PT)을 이끄는 룰라 대통령은 29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60.8%의 득표율을 올려 39.2%에 그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PSD) 후보 제랄두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여유 있게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룰라 대통령은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주 전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사상 두 번째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2003년 브라질 최초의 좌파 대통령으로 집권한 그는 우파 색채가 강한 경제정책을 펴 재정흑자를 달성하면서 미국 월가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개인적 이미지도 재선 성공에 큰 몫을 했다. 그는 자신이 구두닦이 출신의 가난한 노동자였음을 부각하면서 마취전문의였던 알키민 전 주지사보다 친근하게 서민에게 다가갔다.
알키민 전 주지사는 정부 여당의 부패 스캔들을 집중 공략했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비쳤다. 게다가 부패 스캔들에 대한 조사가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1차 투표에서 알키민 전 주지사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이 룰라 대통령 쪽으로 많이 돌아섰다고 현지 언론이 분석했다.
룰라 대통령 2기의 최대 고민은 경제. 그가 집권한 2003년 0.5%로 곤두박질쳤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4년 4.9%로 올라섰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2.3%로 떨어졌다.
사라지지 않는 지역별 지지율 편차도 큰 부담이다. 현지 언론은 27개 주를 친(親)룰라-반(反)룰라 성향으로 나눈 결과 반룰라 성향 지역의 인구 규모나 경제력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하면서 “룰라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은 개인적 인기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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