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언행은 특히 대도시 교외지역의 흑인과 아랍계 청년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스타는 서인도 제도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드부즈는 모로코 출신인 이민자 집안에서 각각 태어났다. 흑인과 아랍계라는 핸디캡을 딛고 스타가 됐다는 점에서 소외 지역 청년들에게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이런 두 사람이 최근 약속이나 한 듯 교외지역 청년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하라”고 조언하고 나섰다. 특히 스타는 지난해에 “경찰서를 불태우라”는 식의 과격한 가사를 담은 랩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정당한 과정을 통해 권리를 찾자”는 내용을 랩에 담았다.
최근 두 사람의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선 청년 실업가가 있어 화제다. 인터넷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라히드 네카즈(34·사진) 씨가 주인공.
그는 교외지역 주민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 그 역시 파리 교외의 흑인, 아랍계 밀집 거주지역인 수아지르루아 출신이다. 알제리 출신 부모 사이에서 12형제 중 아홉째로 태어나 가난한 형편에서도 소르본대에서 철학과 역사를 공부했다. 일찌감치 교외지역 문제를 연구한 그는 1997년 이 지역 젊은이들이 사회에 자리 잡기 힘든 현실을 분석해 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대선 출마를 정식 선언한 그는 요즘 전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일주일에 3000km를 주파하며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의 목표는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 그는 “기성 정치인들은 정치권에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소외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그는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네카즈 씨의 추산에 따르면 파리 교외지역에서 투표권을 가진 사람 가운데 15∼25%가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의 캠페인 덕택에 지난 6개월간 6만3000명이 새로 유권자로 등록했다. 그는 니콜라 사르코지, 세골렌 루아얄 등 여야 대권주자들을 이길 거라는 꿈은 꾸지도 않는다. 3%만 득표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시장 500명의 추천 서명이 필요하다. 그는 “이미 461명의 지지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20일에는 500명 서명 완료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를 파리에서 열 예정이다.
방화와 폭력이 아닌 정치적 활동으로 교외지역의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그의 행보에 갈수록 관심이 쏠린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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