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방정’ 케리 결국 사과…공화당 비난에 유세 중단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2008년 대통령 선거 재도전을 노리며 동료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 지원에 나섰던 존 케리(사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잘못 던진 농담 때문에 결국 유세지원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2004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케리 의원은 지난달 30일 “공부 열심히 해라. 숙제도 잘하고 똑똑해지려 노력하라. 그렇지 않으면 이라크에 가서 고생해야 한다”고 말했던 발언이 문제가 되자 1일 MSNBC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설익은 농담이었다. 당연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유세 지원도 그만뒀다. 하루 전 “내가 뭘 잘못했나. 사과할 사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다”던 기세는 사라졌다.

케리 의원이 사과하기로 결심한 것은 백악관과 공화당의 공격이 예상 외로 유권자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판단 때문.

그는 “원래 하려던 말은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사람들을 이라크로 보내 고생시킨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부시 대통령을 겨냥한 말로 들렸지만, 해명 자체가 다시 화제가 되면서 TV 뉴스에서 그의 실언이 반복해 등장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잇따라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은 국가의 부름을 받아 외국에서 싸우는 우리 군인을 공부 못해서 간 정도로만 여긴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도 주간 청취자가 2000만 명에 이르는 정치 라디오 토크쇼 ‘러시 림보 쇼’에 출연했다. 그는 케리 의원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격에 한몫 거들고 나섰다.

민주당에서도 케리 의원이 잘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텃밭인 남부 버지니아 주와 테네시 주에서 상원의원에 도전해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제임스 웹 후보와 해럴드 포드 의원이 앞장서서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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