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 "김정일보다 부시가 더 위험한 인물"

  • 입력 2006년 11월 3일 17시 27분


이라크전쟁 등으로 국내외 지지도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급기야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 국민들로부터도 '악의 축' 국가들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보다 세계평화에 더 위험스런 인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3일 이스라엘의 하레츠, 캐나다의 라 프레스 및 토론토 스타, 멕시코의 레포르마 등 3개국 주요 일간지들과 공동으로 여론조사 기관 ICM에 의뢰해 이들 4개국 국민 각 100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결과는 특히 오는 7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영국에선 응답자의 69%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이 세계를 덜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답변했으며, 7%만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세계 안보수준을 높였다고 응답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선 각각 62%와 57%가 미국의 외교정책으로 인해 세계가 더욱 위험하게 됐다고 답했다.

오랫동안 자국의 안보를 위해 미국에 의존해온 이스라엘에서조차 미국에 대한 지지도는 추락했다. 이스라엘인 25%만이 부시 대통령이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응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36%나 됐다. 또 다른 30%는 부시 대통령이 기껏해야 별다른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개전 결정과 관련, 영국 응답자의 71%, 멕시코 89%, 캐나다 73%가 이라크 침공이 정당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이라크전 반대 여론이 압도적임을 입증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응답자 59%는 이라크전을 지지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자신이 '세계평화를 해치는 사람들'로 여기고 있는 일부 '적'들과 함께 나쁜 점수를 받았으나 4개 조사 대상국 모두에서 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보다는 '위험인물' 순위에서 밀렸다.

영국 국민의 87%는 알 카에다가 세계평화에 '중대한 또는 상당한 위협'이라고 응답했고 75%는 부시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위험인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영국 응답자들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62%)은 물론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69%),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65%)보다 더 위험한 인물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시 대통령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 영국의 응답자는 고작 10%에 그쳤다. 이스라엘 응답자들은 영국인들보다 부시 대통령을 더 신뢰했는데, 61%가 그를 위험 인물로 간주하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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