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들, 케리에 '스마트 폭탄'

  • 입력 2006년 11월 3일 17시 58분


'공부 안하면 이라크 가서 고생한다'는 실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존 케리 미국 상원의원이 이라크 주둔 미군들로부터 통렬한 '반격'을 받았다.

2일 뉴욕포스트 인터넷판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군들이 '반격'에 사용한 무기는 한 장의 사진.

뉴욕 포스트가 '스마트폭탄'이라고 부른 이 사진에는 8명의 미군들이 긴 흰색 천에 일부러 철자를 틀리게 만든 파란색 글씨를 써보였는데 글의 내용은 '도와줘요 존 케리, 우리는 이라크에서 고생하고 있어요(Halp us Jon Carry - We R stuck hearn Irak)'였다.

지난 달 30일에 나온 케리 상원의원의 "이라크 가서 고생한다(get stuck in Iraq)"는 말을 비꼰 문구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라디오방송 토크쇼 진행자 찰리 사이크스의 블로그에 처음 선보인 이 사진은 순식간에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미네소타주 방위군 본부에서 근무하는 에릭 홀턴 하사는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진 속 미군들과 배경에 있는 차량이 미네소타주 방위군 소속이라고 확인했다.

폭스뉴스에 이 사진이 이라크에서 촬영된 것이 맞다고 말한 한 미군 관계자는 "항상 군인들의 창의성에 놀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뉴스는 사진이 이라크 남부 탈릴에서 촬영됐다고 보도했지만 누구로부터 확인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미네소타주 방위군이나 미군은 이 사진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다.

케리 상원의원은 전날 부랴부랴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공화당과 백악관은 중간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나온 '호재'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듯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딕 체니 부통령은 몬태나주에서의 선거유세에서 케리 상원의원이 "우리에게 항상 말투에 대해 가르침을 준다"고 꼬집었고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케리 상원의원은 상당히 직설적이었으며 말 속에 담긴 어조를 살피면 그 말들을 단순히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목청을 높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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