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민주당 이기면 세계경제는?

  • 입력 2006년 11월 4일 03시 04분


각종 여론조사 기관들이 점치는 것처럼 미국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미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 증시는 매일 전날 뉴욕 증시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지구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월가에서 손꼽히는 분석가들인 데이비드 레슬러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라이딩 베어스스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베스 앤 보비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2일 뉴욕에서 외신기자들을 만나 예상되는 중간선거 결과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 핵심은 ‘경제에는 플러스 효과, 무역에선 보호주의 색채의 강화’로 모아진다.

○ 정치권이 꼬이면 경제에는 좋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정치권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마비 상태(gridlock)’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세 사람은 “장기적으로 경제에 오히려 플러스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이딩 씨는 “현재 미국 경제는 이미 자체적인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잘 돌아가고 있다. 정치권의 손발이 묶여 경제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론 경제에 약(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슬러 씨도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면서 그동안 낭비성 재정 지출이 많았다”며 “민주당이 견제하면 재정의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이 돼 본격적으로 이라크전쟁을 쟁점화하고, 그래서 정국이 더 복잡해지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실제로 1990년대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미국 경제는 오히려 더 좋았다.

○ 선거 결과 따른 희비 쌍곡선

민주당이 승리하면 석유회사들의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석유회사들의 가격담합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수익률 악화가 예상된다는 것. 대형 제약회사도 불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체에너지 관련 회사들은 민주당이 승리하면 뜰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주도한 감세정책은 다소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세금 인상을 주도할 수는 없다는 게 이들 전문가의 전망이다.

○ 통화정책, 선거 결과와 무관

세 사람은 미국 경제가 중간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도하는 통화정책을 들었다. FRB의 통화정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레슬러 씨는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의 통화정책이 독립적이라는 점은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민주당이 승리하면 무역 정책에 대한 토론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내에서 보호주의적 색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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