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만점 받고도 美명문대 불합격” 아시아계 차별 논란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0분


다섯 살 때 미국에 이민 온 뒤 뉴저지 주의 공립고교를 졸업한 중국계 미국인 지안 리(17) 군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서 만점인 2400점을 받고도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현재 예일대에 재학 중인 리 군은 당시 물리, 화학, 수학을 선택해 본 SAT2에서도 2390점을 받았다. 만점에서 10점이 모자라는 점수다. 리 군은 프린스턴대가 고교 시절 자기보다 공부를 못했던 친구를 합격시키자 “전형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한다”며 교육부에 조사를 요청했다.

공부를 잘하는 우수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미국 주요 대학에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일부 명문대가 입학 사정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 비율은 4.5%. 그러나 미국 주요 대학에서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10∼30%에 이를 정도로 높다. 미국 내 상위 25개 대학에 재학 중인 아시아계 학생이 1992년까지만 해도 평균 10%였으나 지난해에는 15.9%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아시아계 학생들의 높은 성적을 감안하면 명문대의 아시아계 학생 비율이 이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2005년 미시간대에 입학한 아시아계 학생의 중간 SAT 점수는 백인에 비해서는 50점, 히스패닉계에 비해서는 140점, 흑인에 비해서는 240점이 높았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는 1997년까지만 해도 아시아계 비율이 34.6%였으나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에 대한 특혜를 중단하면서 지난해에는 42%로 급등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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