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기념행사=중국은 이날 오전 당정군 간부와 민주당파, 전국공상연합회 간부, 해외 동포, 유족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해외 출장 중인 황쥐(黃菊) 국무원 부총리를 제외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앞서 9일 베이징에서는 중국국민당혁명위원회(민혁) 중앙위원회 주재로 ‘쑨원 탄생 14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4일 상하이(上海)에서도 ‘쑨원과 상하이’를 주제로 그가 생전에 취급한 300여 건의 공문서와 저술을 전시하는 전람회가 열렸다. 쑨원은 일생 동안 20여 차례 상하이를 방문했다.
▽칭짱 철도, 싼샤 댐의 선구자=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쑨원이 올해 7월 개통한 칭짱(靑藏) 철도의 창도자이자 계획자”라고 소개했다.
중국 언론은 이날 이미 널리 알려진 쑨원의 건국방략도(建國方略圖)를 다시 소개하면서 그가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5개 간선철도의 개설과 싼샤(三峽) 댐 건설을 주창했다고 전했다.
허루리(何魯麗) 민혁 중앙위원회 주석은 9일 열린 학술토론회에서 “쑨원의 국가 현대화 구상을 깊이 있게 연구해서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륙 왜 대우 달라졌나=무엇보다도 쑨원의 사상이 현재 중국이 당면한 역사적 과제인 통일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개척정신과 견결한 애국주의, 공명정대하고 개방적인 그의 태도를 우리는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분석가는 “올해가 14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통해 국내외의 중화민족을 단결시키고 양안(兩岸)관계를 발전시켜 결국에는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만 냉담, 기념행사도 취소=대만은 당초 계획했던 기념행사마저도 취소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10일 총통부 주관으로 열려던 ‘국부 탄신’ 기념행사를 갑자기 취소했다. 지난달 10일의 대만 건국일에 기념행사를 악용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하야운동을 벌인 국민당과 친민당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취소했다는 게 대만 정부의 해명.
‘탈중국화’와 독립 노선을 걷는 민진당이 집권한 대만 정부는 무엇보다도 쑨원을 강조하는 것이 대만의 독립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교과서에서 쑨원을 삭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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