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印 ‘땅싸움’ 다시 수면위로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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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인도 방문(20일)을 앞두고 반세기 넘게 계속돼 온 양국 간 국경 분쟁이 새로운 외교 마찰로 떠오르고 있다고 홍콩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마찰의 불씨는 쑨위시(孫玉璽) 인도 주재 중국대사가 댕겼다. 그는 최근 인도 CNN-IB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전략적 요충지인 다왕(達旺·인도 이름 Tawang)을 비롯해 현재 인도가 관할하는 인도 동북지역의 아루나찰프라데시 주가 모두 중국 영토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인도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당초 중국은 후 주석의 인도 방문에 맞춰 영토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관련 전문가 7명이 인도를 방문해 인도 측과 세미나를 열고 영토 분쟁에 관한 중국 측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양국의 영토 분쟁 지역은 인도 북서쪽 카슈미르 지역과 맞닿은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의 아커싸이친(阿克賽欽·인도 이름 Aksaichin) 지구와 인도 북동쪽과 연결된 중국 시짱(西藏) 자치구 다왕 지역 등 2곳이다.

면적 8만3000km²의 다왕 지역은 1949년 중국의 혼란한 틈을 타 인도가 점령했으나 13년 뒤인 1962년 중국군이 다시 진격하면서 전쟁으로 치달았다. 이후 몇 차례 싸움 끝에 현재 인도가 관할하고 있다.

면적이 3만8000km²인 아커싸이친 지역은 1949년 사회주의 중국 성립 당시 중국 땅이었으나 1958년 인도가 이 지역의 주권을 주장하면서 분쟁 지역이 된 곳이다.

중국은 당초 티베트 땅이던 다왕 지역을 돌려주면 분쟁 중인 아커싸이친 지역의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반면 인도는 이 지역이 당초 인도 땅이므로 절대 반환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곳은 히말라야 산맥을 국경으로 하고 있는 양국의 전략적 가치가 커 이를 양도할 경우 인도는 전략적 우세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곳은 달라이 라마 6세가 탄생한 곳이기도 해서 양국은 이 지역의 영유권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양국의 방침이 이처럼 평행선을 긋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영토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영토 문제의 조속한 해결은 양국의 공동 전략 목표”라며 “양국은 평화적이고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후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갑자기 불거진 영토 분쟁을 진화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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