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해군은 19일 사상 처음으로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언론은 이날 일제히 이를 크게 보도하면서 "양국의 20여년 군사교류 역사상 처음으로 가진 중대한 실질적인 교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미 양군 첫 합동 해상훈련=양국 해군의 합동구조 훈련은 중국 광둥(廣東) 성 동쪽 남중국해 해상에서 오전 7시 반부터 5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훈련에 참가한 함정은 중국의 남해함대 소속 종합보급선 '퉁팅후(洞庭湖)'호와 미사일 구축함 '잔장(¤※(쇠금 대신 물수변)+江)'호, 미국 태평양 함대 소속 상륙수송선 '주노'호와 미사일 구축함 '피트제럴드'호 등 모두 4척. 양국의 P-3대잠초계기와 수송기도 구조훈련에 참가했다.
조난당한 배를 찾아 구조하는 이날 훈련엔 점등 신호, 깃발 신호, 고주파 통신, 함정 기동과 대형 변환, 해상 보급, 공중수색 및 수중구조 수색, 사상자 운반이 모두 포함됐다.
양국 최초의 해군 합동 해상훈련인 이번 훈련은 올해 9월 미국 샌디에이고 항 부근에서 실시된 1단계 합동훈련에 이은 2단계 훈련이다.
해군군사학술연구소 리야창(李亞强) 연구원은 "이번 훈련은 양국이 협력 분야를 전통적인 안보분야로까지 넓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전의 군사교류가 고위층의 상호 방문에 그친 데 반해 이번엔 처음으로 병력을 직접 투입해 합동훈련을 가졌다는 점이 큰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본격적인 군사협력은 아직 요원=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양국관계가 가장 긴장됐던 때는 1999년 5월 미군이 유고의 중국대사관을 폭격했을 때다. 미국에서는 오폭이라고 주장했지만 중국 지도부가 국가정책의 우선순위를 경제에서 국방으로 바꿀 것을 검토할 만큼 양국의 갈등은 심각했다.
이어 2001년 4월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 섬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가 충돌해 중국 조종사가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의 군사교류는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2003년 10월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하고 양국 군 고위관계자의 상호방문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냉각국면이 풀리기 시작했다. 상호방문을 통해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합동 훈련으로까지 이어진 것.
그러나 양국의 군사협력은 지난해 8월 전투 병력을 포함해 대규모 합동 작전훈련을 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양국의 합동훈련은 인도주의적 구조나 북한의 핵실험 같은 긴급사태가 일어났을 때 오판을 줄이고 협력하자는 것으로, 본격적인 군사협력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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