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필요한 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슈퍼 부자’가 되기 위해 월가행을 택했다. 현재 의료산업 컨설턴트로 일하는 그의 연간소득은 수백만 달러가 넘는다. 재산도 이미 20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넘어섰다.
글래스먼 씨처럼 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 월가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정의학 전공의들의 평균 연간 소득은 16만1000달러. 비록 의사가 고소득층으로 분류되지만 대다수의 연간 소득은 40만 달러 미만이다. 그러나 월가에 진출한 의사들은 10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이처럼 월가가 슈퍼 부자의 배출구로 자리 잡으면서 의사,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는 대신 월가에서 많은 수입을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2세로 사모 투자업체에서 일하는 존 문 씨는 원래 꿈이 대학교수였다. 1994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딴 뒤 다트머스대에서 교수자리를 잡았다. 당시 연봉은 10만 달러 초반. 그는 이후 월가로 옮겼고 현재는 대학교수 시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학창시절의 꿈을 포기한 상실감을 자선사업을 통해 메우기도 한다. 문 씨는 모교인 하버드대에 많은 기부금을 내고 다른 자선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시간을 내서 컬럼비아대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글래스먼 씨도 쉬는 휴일에는 한 달에 2, 3차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기도 한다.
한편 전문직 종사자들의 월가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분야에는 인력난이 생기기도 한다. 공익법 분야나 정부 기관에서 유능한 변호사 찾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의료계에서도 큰돈을 벌기 힘든 전공 분야는 인력난이 심각한 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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