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웅 선양(瀋陽) 주재 한국 총영사관 부총영사는 30일 오전 관리위 최고책임자인 스궈샹(石國祥) 주임을 만나 "관리위의 철거 계획이 한국인 투자자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박 부총영사는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이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록한 4곳에도 숙박시설이 운영되고 있다"며 "호텔들이 오폐수 처리시설 등 환경기준에 적합한 시설을 갖췄음에도 무조건 철거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아무도 백두산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권유에 따라 투자한 한국인 호텔업자들이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다 최근에 겨우 흑자로 돌아섰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것은 합리적인 처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 주임은 "지역 주민의 소득 향상을 위해 백두산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의견을 잘 검토해 회답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박 부총영사는 관리위 산하 철거용역회사가 제시한 철거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백두산 북쪽 등산로 산문(山門) 안에 위치한 한국인 투자호텔 5곳을 방문해 업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투자들은 "지린 성 정부가 당초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15~45년의 운영기간을 보장했다"며 "호텔 운영 기한이 7~32년씩 남았는데 철거하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관리위는 9월 21일 백두산 북쪽 등산로 입구에 있는 관광호텔 등 5곳의 한국인 투자 숙박시설을 연말까지 철거하겠다고 고지한데 이어 지난달 14일엔 장백산온천관광호텔 등 2개의 호텔을 운영 중인 박범용 사장에게 "이달 말까지 자진철수하지 않으면 보상 없이 강제 철거에 나서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했다.
호텔업자들은 관리위가 강제철거 시한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까지도 강제철거에 착수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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