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해외 일(日)식당 인증제도’를 두고 일식당 붐이 한창인 미국에서 거센 반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제도는 전 세계 2만4100개에 이르는 일식당을 대상으로 일본 정부가 조리법, 맛, 위생상태를 평가해 일정 기준을 넘는 점포에 인증마크를 주겠다는 것.
일본 농림수산성은 대학교수와 요리연구가 등 11명으로 전문가회의를 만들어 지난달 하순 첫 모임을 열었다. 농림수산성은 전문가회의가 내년 2월까지 구체적 시행방안을 만들어 보고하면 2007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일식당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해 ‘사무라이 브랜드’를 세계로 전파하는 첨병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복안이다.
하지만 미국 매스컴들은 일본 정부의 계획이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국수적인 색채까지 띠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일 미국에서 생겨난 ‘캘리포니아 롤’(생선 야채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초밥의 일종)은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고 물은 뒤 민족 분쟁의 불씨까지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캘리포니아 주에는 3000개의 일식당이 있지만 일본계 소유는 10%에도 못 미치며 대부분이 한국, 중국, 베트남계 소유라고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4일 “일본 덴푸라(튀김)의 기원은 포르투갈”이라고 상기시킨 뒤 “이른바 일본 요리도 외국에 뿌리를 두거나 영향을 받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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