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간지 포천이 뽑은 ‘미국 최고의 여성 기업인 50’에서 1998년부터 6년 연속 1위에 오른 칼리 피오리나(사진) 전 HP 회장이 오히려 이 행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피오리나 전 회장은 최근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과의 인터뷰에서 “포천의 ‘미국 최고의 여성 기업인 50’은 여성 경제인들은 남성과 대적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끼리 경쟁해야 한다는 암시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천은 골프나 테니스처럼 경제계에도 여성만의 리그가 따로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피오리나 전 회장은 “언론이 나를 권위적이고 콧대가 높으며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으로 묘사해 왔다”면서 “나의 개인사에 대한 기사가 엔론 월드컴 타이코 등 거대 회계부정 관련 기사보다 양이 더 많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슈테른이 “매력 넘치는 스타로 찬양 받아 왔고 포천의 여성 기업인 50인에 선정돼 여러 차례 포천 표지를 장식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피오리나 전 회장은 “50인에 뽑힌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줄곧 나는 이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HP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여성들이 걸어갈 오르막길에 한계는 없어졌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피오리나 전 회장은 슈테른과의 인터뷰에서 “그때의 발언은 바보 같은 짓이었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리더의 자리에 있는 여성은 너무 적다. 능력 있는 여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저항과 두려움 때문이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