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택했다. 타임지는 “‘당신’이 정보화시대를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단순히 인터넷 정보의 수신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 활동하며 디지털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 현상을 만들어내는 데 적극 기여했다는 것이다.
리처드 스텡걸 타임 편집장은 “이라크전쟁, 이스라엘-레바논 대치, 플레이스테이션3 열풍 등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2C, 즉 ‘Community(공동체)’와 ‘Collaboration(협력)’이 올해의 키워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일한 당신이야말로 올해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지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TV를 1000시간 시청하는 것보다 영상파일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한번 들어가 보라고 권했다. 블로그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정보 수단이라고 전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세계 1억3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유튜브의 하루 평균 접속자도 1억 명에 이른다.
이런 개인 미디어는 전문가 대신 ‘당신’이라고 묶어 부를 만한 보통 사람들이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어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타임지의 평론가 레브 그로스먼 씨는 “인터넷의 폭넓은 보급이 참여형 미디어의 확산을 만들어낸 배경”이라며 “‘웹 2.0’이라고 불리는 참여형 미디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지는 한국에서 인터넷 기자로 일하는 주부 김혜원 씨 등 세계 각국에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15명의 평범한 사람을 소개하며 “이들은 단순히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변화하는 방식마저 바꿔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임지는 “프라이버시 침해, 저작권 보호, 정보의 진실성 등 참여형 미디어의 그늘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아직 진행 중인 ‘사회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타임지가 불특정 다수를 ‘올해의 인물’로 택한 것은 1927년 인물 선정을 시작한 후 올해가 처음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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