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2세, 미 서바이벌게임 최종 우승

  • 입력 2006년 12월 18일 17시 28분


재미교포 2세 권율(31) 씨가 미국의 최고 인기프로그램의 하나인 CBS 방송의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Survivor)'에서 우승했다. 권 씨는 '대부(Godfather)'라는 칭호와 함께 100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서바이버' 는 뉴질랜드의 쿡 아일랜드에서 참가자들이 4개로 팀을 이뤄 35일간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옷 2벌과 신발 1켤레만 들고 외딴 섬에 들어가 부싯돌로 불을 피우고 식량을 구해오는 등 게임을 벌여야 한다. 각 팀은 게임에서 질 때마다 투표로 한 사람씩 축출하기 때문에 체력과 담력, 두뇌회전 외에 사교성까지 모두 겨루게 된다.

이 험난한 코스를 모두 통과한 권 씨는 17일 저녁 방영된 이 게임의 13차 챔피언 결정전에서 강철체력을 자랑한 경쟁자 오스카 오시 루루스와 접전 끝에 5대 4로 승리했다. 그는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게임에서 이기는 비결은 행운을 극대화하고 불운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씨는 스탠퍼드대 컴퓨터 사이언스과와 예일대 법대를 졸업하고 현재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 DC의 변호사 자격증을 함께 갖고 있는 인재. 이민을 한 한국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6살 때 뉴욕에서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했다.

복싱으로 다져진 강인한 체력을 가진 그는 아동 관련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서바이벌 게임출연 중에는 "친한 친구가 백혈병으로 숨졌다"며 골수 기증의 중요성을 알리는 단체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서바이버'는 본선 진출자 20명을 백인, 흑인, 라틴, 아시아계 등 4개 그룹으로 5명씩 나눠 게임을 진행하도록 하는 방식 때문에 초기에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게임 진행자들이 하나씩 퇴출되면서 이 방식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5만 명의 지원자 중 본선까지 오른 20명의 '생존자'에는 권씨와 함께 교포 변호사 이설희(28·여·영어명 베키)씨도 포함돼 교포 사회의 관심을 모았으나 이 씨는 중간에 탈락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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