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물 사용 제품 유럽 땅 못밟는다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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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역내에서 생산되거나 수입된 모든 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을 감독기관에 등록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법안을 18일 최종 승인했다.

EU 25개 회원국 환경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모임을 갖고 지난 주 유럽의회를 통과한 ‘화학물질 등록 평가 승인(REACH)’ 법안을 승인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REACH가 발효되면 비누, 어린이 장난감, 식품첨가제, 건축재료, 차량, 컴퓨터 등 광범위한 생산품에 사용되는 3만여 종의 화학물질이 EU의 중앙 데이터베이스에서 통합 관리된다.

이 법은 EU 각국에 산재했던 40여 개의 화학물질 관련법규를 통합한 것으로 지금까지 정부 기구가 담당했던 안정성 입증 부담을 업계로 넘긴 것이 특징이다.

생산업체들은 앞으로 핀란드 헬싱키에 설립될 감독기구에 화학물질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기구는 실험을 거쳐 위험성을 내포한 화학물질의 사용을 금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업체들은 독성이 포함됐다고 판명된 화학물질을 대체물질로 교체하거나 대체물질 개발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위험도가 높은 1만3000종의 화학물질은 자동적으로 실험 대상에 포함된다. 실험 비용은 해당 기업이 부담한다.

EU 의장국인 핀란드의 마티 반하넨 총리는 “새 법은 EU 국민의 건강과 환경 개선에 기여하면서 제품의 안전성과 산업 경쟁력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은 EU 각국이 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이 법안 저지를 위해 막대한 로비를 펼쳤던 생산업체들은 앞으로 4년간 등록 및 실험 비용으로 37억∼68억 달러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EU의 주요 교역 상대국들도 새 법 발효로 자국 수출업체들에 막대한 추가비용 부담이 우려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과연 EU가 이런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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