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상황실 장식한 한국산 LCD…‘토굴’ 오명벗어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위기가 발생하면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로 간다.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장소다. 그 상황실이 한국산 전자제품을 비롯한 첨단 정보시설로 재단장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마치고 27일 공식 재개관하는 상황실은 전 세계 지도자들과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메인 회의실에 6대의 화상회의용 스크린을 갖추고 있다. 소회의실엔 LG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이 설치됐다. 회의 참석자용 노트북컴퓨터, 천장용 카메라, 방음벽, 휴대전화 탐지기, 그리고 5개의 비디오 상영실도 마련됐다. 회의실들은 ‘풍수(風水)’를 고려해 개방형으로 개조됐다.

상황실은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면서 각종 첨단장비가 가득 찬 곳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상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전혀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한마디로 ‘로-테크 지하 토굴’을 면치 못했다.

일반 가정에도 일상화된 LCD TV 대신 브라운관 TV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가 하면 중앙 테이블에 전기 콘센트도 없어 참석자들이 노트북 컴퓨터 대신 서류를 보며 회의를 하곤 했다. 또 방음벽이 설치되지 않아 바깥이 시끄러우면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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