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학자 마크 처치랜드와 연구진은 원숭이에게 손을 뻗는 단순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하도록 시킨 뒤 두뇌가 동작을 계획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는지 관찰한 끝에 "신경계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도록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뉴런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여러 마리 원숭이에게 각기 다른 속도로 어느 한 점을 건드리도록 하는 훈련을 수천 번 시켰으나 훈련을 끝낸 뒤에도 원숭이가 정확히 같은 속도로 팔을 뻗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원숭이의 팔을 뻗는 속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동작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두뇌활동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데 따른 것. 동작은 근육활동만이 아니라 신경활동에도 영향을 받는다. 수없이 골프 스윙이나 야구 피칭 연습을 해도 매번 똑같이 치거나 던질 수 없는 것은 신경을 좌우하는 두뇌활동이 늘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인간과 동물이 과거 사냥을 할 때 매번 정확히 같은 상황에서 사냥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뇌가 즉흥적 상황에 잘 반응하는 방식으로 진화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동작의 일관성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 진화 해온 방식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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