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파병” 부시-미군지휘부 정면 충돌

  • 입력 2006년 12월 21일 20시 01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이라크에 미군을 추가 파병하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합동참모본부와 이라크 현지의 미군 사령관들은 추가 파병을 반대하지만 백악관은 "최고 사령관은 대통령"이라며 일축했다. 이라크전쟁 지휘부의 대거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민-군 최고 지도부간의 갈등이 노출되고 있지만 역시 '문민통치'의 압도적 우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20일 백악관 송년기자회견에서 "내가 원했던 만큼 이라크에서 빠르게 성공하고 있지 못하다"며 "병력 추가 파병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육군과 해병대를 영구 증원할 늘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이를 연구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경량화, 기동화를 목표로 육군 감축을 추진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장관 시절의 정책방향과는 배치되는 것.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지휘해온 존 애비제이드 중부군 사령관은 이라크인들이 외국군의 존재에 거부감을 갖는 상황에서 추가 파병은 장기적으로 이라크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단견'이란 견해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합참 간부들 역시 향후 6~8개월에 걸쳐 미군 1만5000~3만 명의 증원 계획을 마련하라는 백악관의 지시에 "뚜렷한 전망이나 목적도 없이 뭔가 다른 걸 시도해보려는 백악관 관리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방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펜타곤은 20일 애비제이드 사령관이 수개월내에 전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3년 임기는 올 7월로 끝났지만 럼즈펠드 장관의 요청으로 임기를 연장했었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 역시 최근 내년 초를 전후해 물러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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