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본인 은퇴자 유치에 안간힘

  • 입력 2006년 12월 28일 16시 50분


동남아 국가들이 일본인 은퇴자 이민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은퇴자 유치 장기 프로그램을 세우고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일본인들에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지역이 과거 호주나 하와이를 대신하는 매력적인 은퇴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들이 일본을 주요 시장으로 공략하는 이유는 일본의 연금 수령자가 5000만 명에 육박하기 때문.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2025년 일본 성인인구의 35% 정도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사유재산의 75%를 갖고 있으며 1인당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많아 (남성은 약 1500달러, 여성은 690달러)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것도 이유다.

일본의 연금 수령자 가운데 '연금이민'으로 불리는 해외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00명 당 1명 정도로 아직 낮은 수준. 그러나 동남아국가들은 멀지 않은 장래에 일본인의 해외 이주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각종 여가시설과 연계된 동남아의 고급주택이 좁은 방에서 일생을 보낸 일본 은퇴자들의 구미를 돋울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10만 달러면 당신은 필리핀에서 진짜로 궁전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는 필리핀의 홍보문구가 이러한 시각을 잘 보여준다.

필리핀은 2015년까지 100만 명의 해외은퇴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 경우 현지에는 약 4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태국은 의료서비스가 잘 갖춰진 점을 활용해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벌써 방콕 중심에는 일본인 3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리틀 도쿄'라 불리는 지역이 생겨났다.

일본인 은퇴자 유치의 선두주자는 말레이시아. 1996년부터 유치 캠페인을 시작한 말레이시아의 사례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나라는 은퇴이민에게 10년 복수여권과 연금 및 차량수출입 비과세, 해외에서 가정부를 데리고 올 권리까지 주고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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