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동영상’ 찍은 경호원 체포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교수형 장면을 적나라하게 담은 휴대전화 동영상을 촬영한 경호원을 체포했다고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보좌관이 3일 밝혔다.

CNN은 사디크 알 리카비 보좌관이 “사형 현장에 있었던 4명의 경호원 중 한 명을 동영상 촬영 유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교수형을 당하는 끔찍한 모습이 생생히 담기기도 했지만 반(反)후세인 세력인 시아파 종교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이름을 연호하고 처형 직전의 후세인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욕설을 퍼붓는 음성까지 실려 수니파를 중심으로 한 후세인 지지세력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이라크 정부는 2일 휴대전화 반입 및 동영상 촬영과 일부 집행인이 교수대 위에 선 후세인을 조롱한 경위 등을 조사할 3인 위원회를 구성했다.

노코멘트로 일관해 온 미국 행정부도 “사실 미국은 사형집행에 반대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2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미국은 이라크 정부의 통보를 받고 ‘30일은 이슬람 축제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의 첫날이며, 헌법상 논란이 남아 있으므로 집행을 보류해 달라고 29일 밤늦게까지 전화로 말리키 총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후세인과 함께 사형이 확정됐던 후세인의 이복동생 바르단 이브라함 알 티크리티 전 정보국장과 아와드 아메드 알 반다르 전 혁명재판소장의 사형이 4일 집행된다고 밝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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