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남북유럽 희비갈려

  • 입력 2007년 1월 7일 17시 30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으로 북부 유럽은 경제적 혜택을 보지만 남부 유럽은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7일 파이낸셜타임스가 유럽연합(EU)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처럼 희비가 엇갈리는 바람에 남북 유럽 간 소득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따뜻해지는 북유럽 '웃고', 더워지는 남유럽 '울고'=EU 집행위원회 환경총국이 이전 자료와 인공위성 데이터를 종합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부 유럽은 곡물 생산량이 늘고 혹한의 희생자가 줄어들면서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지중해 연안의 남부 유럽은 무더위와 가뭄, 홍수, 식량 생산 감소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신문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적극적인 북부 유럽의 영국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이득을 얻고 기후변화 협약 이행에 소극적인 남부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타격을 입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해와 발트 해 연안이 새로운 휴양지로 떠오르면서 남부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는 북유럽 관광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남부 유럽에서 휴가를 보내는 북유럽 관광객은 연간 1억 명으로 전 세계 여행객의 6분의1을 차지한다. 이들이 한 해 동안 쓰는 비용만도 1천억 유로(약 122조3천억 원). 관광수입이 줄면서 남부 유럽은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EU 보고서는 지적했다.

곡물수확량은 북부 유럽에서 70% 증가하는 반면 남부 유럽에서는 최대 8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북부 유럽에서는 혹한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줄어들지만 남부 유럽에서는 2071년 현재 기온보다 3℃ 높아질 경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8만7000명씩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눈 없는 겨울…스키장 '울고', 골프장 '웃고'=지구온난화는 겨울 풍경도 바꿔놓았다. 미국 뉴욕 시는 1877년 이후 129년 만에 '눈 없는 12월'을 보냈다. 동부지역 다른 도시에서도 눈 없는 겨울이 계속됐다.

스키장과 골프장의 희비도 엇갈린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블루마운틴 스키리조트는 개장 65년 만에 시즌 중에 문을 닫았다고 5일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가 보도했다. 반면 겨울철이면 문을 닫던 골프장들은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신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이어졌다. 브라질 남동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6일까지 51명이 숨지고 3만2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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