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 제 10차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아세안이 14일 서비스 분야 개방에 합의하자 파이낸셜타임스는 그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아세안+3 회의는 미국과 21세기 경제 패권을 다툴 중국이 이에 앞서 다져가는 '아시아 맹주' 위치를 한눈에 보여준 자리였다.
●높아지는 자신감=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4일 아세안 10개국과 서비스 분야 협상을 체결한 후 "2015년 창설이 목표인 중국-아세안 자유무역지대를 계획대로 완성하는데 필요한 단계를 넘어섰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원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아세안+3' 협력증진을 위한 5대 방안을 제안했다. 5대 방안은 △전략기획 강화 △경제 및 교역 심화 △안보협력 증진 △사회문화 교류 확대 △공공위생 공동 대응 강화로 요약된다.
이 같은 5대 방안 발표는 중국이 앞으로 아시아 공동체에서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은 연일 원 총리의 활동을 크게 소개했다.
●경제공동체로 가는 초석=중국은 2005년 7월 아세안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아프타(AFTA)'를 창설했다. AFTA에 따라 700여개 품목의 관세가 낮춰졌다.
이번 회의에서 체결돼 7월 발효되는 서비스 협정으로 AFTA는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됐다. 2015년을 목표로 한 아시아 자유무역지대의 실현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아세안 국가들은 은행 정보기술 부동산 보건 엔지니어링 교육 교통 건설 등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분야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의 주도로 '아시아 경제공동체'가 마련되면 중국 12억과 아세안 5억을 합친 17억 명의 '아시아 경제공동체'는 유럽연합(EU)및 북미 자유무역지대(NAFTA)와 함께 세계 3대 경제블럭으로 자리를 굳히게 될 전망이다.
●'소중화에서 대중화로'=중국은 주변 국가들과 잇따라 철도를 개통해 중화경제 세력권을 확대하려는 일환이라는 분석을 낳는다.
원 총리는 15일 범 아시아 철도 네트워크 구성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쿤밍(昆明)-싱가포르 철도 개설에 중국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쿤밍-싱가포르 철도는 중국의 윈난(雲南)성의 성도 쿤밍에서 말레이시아 태국을 거쳐 싱가포르와 연결될 예정이며 길이는 총 5500㎞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양평섭 박사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같은 아세안 주요 국가의 경제를 화교 자본이 장악했기 때문에 이들 국가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중국이 대만 홍콩 마카오를 아우르는 소중화에서 명실상부한 '대중화'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911063|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911063|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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