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젊은이’였던 그는 ‘영원한 영웅’이 됐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누구도 그가 최고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던 ‘링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 그가 17일 65세 생일을 맞았다.
○오랜 기간 파킨슨병 투병… 최근 매우 악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알리는 손발을 떨고 목소리는 희미하다. 강력한 에너지가 넘치던 그의 육체는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복서로 여전히 추앙을 받는다.
그의 생일을 맞아 미국에서는 하루 종일 특집방송이 이어졌고 AP, AFP 등 해외 통신사들도 일제히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알리는 애리조나 주 스콧데일에 있는 집에서 네 번째 부인 루니와 함께 9명의 자녀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조용히 생일을 보냈다. 알리는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태.
알리는 12세 때 자전거를 훔쳐간 도둑을 때려 주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3번에 걸쳐 세계헤비급 타이틀을 획득하고 아직도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과 ‘세기의 대결’을 벌이는 대장정의 시작이었다.
○헤비급 3차례 제패…인종차별엔 거침 없는 저항
알리는 1967년 베트남전 참전을 거부해 병역기피 혐의로 챔피언을 박탈당했고 복싱을 금지당하는 시련을 겪었으나 항소 끝에 1970년 링에 복귀했다. 그러나 프레이저에게 프로로서 처음 패배한 그는 1971년 ‘세기의 대결’로 불린 프레이저와의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 경기에서 판정승하며 설욕했다. 이어 1974년 그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서 열린 조지 포먼과의 대결에서 8회 KO승을 거두며 생의 절정에 올랐다. 알리는 당시 40승(37KO)을 달리던 포먼을 상대로 링의 로프에 기대 상대의 힘을 빼는 전술을 구사하며 20세기 복싱의 최고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 경기는 ‘킨샤사의 기적’ 또는 ‘정글 속의 대지진’으로 표현되며 아직도 회자된다. 그는 이 승리로 두 번째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레온 스핑크스에게 챔피언을 빼앗겼다 되찾는 등 은퇴와 복귀를 거듭하다 1981년 최종 은퇴했다.
알리는 링에서는 상대를 때려눕히고 밖에서는 흑인 차별에 대해 거침없이 떠벌리며 그의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 준 위대한 경기력과 평등을 위한 사회 활동은 영원히 존경을 받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5년 그에게 미국 시민 최고 영예인 자유메달을 수여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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