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부자되는 비결 가르칩니다” 美 ‘부자학’ 열풍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미국 뉴저지 주에 사는 샌드라 폭스(65) 씨는 지난해 11월 성인인 두 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의 자산관리 강좌에 등록했다.

5일 코스에 수업료가 1인당 8755달러(약 830만 원)나 되는 비싼 강좌였다. 두 딸 중 한 명은 경영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자산관리를 새로 공부했다.

이유는? 몇 년 전 폭스 씨의 남편이 부동산 사업체를 매각했고 막대한 현금이 들어왔다. 거액의 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공부할 필요를 그때 절감했기 때문.

미국 부자들 사이에서 더 큰 부자가 되는 방법과 재산관리 기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부자학’이 인기를 끄는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부자들이 ‘부자학’을 공부하는 까닭은 최근 복합금융상품의 종류가 늘어나고 세무 관련 법률이 계속 변화하면서 투자, 자산관리 기법이 점점 복잡해져 감에 따라 부자들도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배워야 할 필요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부자학’을 배우는 부자들 중엔 최근 느닷없는 횡재로 재산관리에 쩔쩔매는 성공적 기업인들이 있는가 하면 이전에 투자 판단과 재정적 결정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미망인, 이혼녀들도 다수다. 게다가 40대∼60대 초반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투자와 자산관리 기법을 제대로 배워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열망이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훨씬 강하다.

폭스 씨가 등록한 펜실베이니아대의 강좌는 비싼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수강 신청자들이 몰려 대기자 명단까지 생겼다. 지금까지 21개국에서 온 352명이 이 강좌를 들었다.

6월부터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이 제공하는 부자학 강좌도 4일 강의에 6975달러(약 660만 원)의 수업료를 받는다. 투자기법뿐 아니라 자선 노하우, 부동산을 어떻게 2세들에게 상속할지를 비롯해 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을 족집게 강의로 제공할 예정이다.

부자들 대상 강의인 만큼 상당수 부자학 강의가 수강신청에 제한을 둔다. ‘타이거21’(www.tiger21.com)의 경우 투자자산 1000만 달러(약 95억 원) 이상 보유자 중 상속 재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제외하고 당대에 재산을 축적한 사람으로 가입 자격을 제한한다. 회원들에게는 매년 2만5000달러의 연회비를 요구한다. 그런데도 1년 전 63명이던 회원이 지금은 109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들은 매달 한 차례 투자전략을 교환하고 강사를 초빙해 필요한 지식을 얻는다. 특히 강의 외에도 동료 부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가 매우 유용하다는 평가다.

대학이나 컨설팅 업체가 제공하는 부자학 강좌 내용은 대체로 신종 투자기법과 가족 재산관리 기법, 세금 및 상속제도 안내, 2세를 위한 재산관리 요령으로 채워진다.

부자학 강의에서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강좌는 자산관리사 선택 및 관리 요령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미국에서 큰 부자들은 대개 자산관리사에게 재산관리를 맡기는 만큼 이들의 성과를 정확히 측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부자들을 위한 부자학
IFF 어드바이저-부유한 가족을 위해 전문화된 자산관리 강좌 제공
-자산관리 전문가 선택하기와 2세에게 상속재산 관리교육 강좌 제공
-주말코스 기준 1만 달러
타이거21-고액 자산가들의 모임. 연회비 2만5000달러
-한 달에 한 번씩 비공개 만남을 통해 투자, 부동산 관리, 상속방법 정보 교류
시카고대경영대학원-투자 전략, 자산관리 전문가 선택 요령, 자선 및 상속방법 강좌 제공
-4일 코스 기준 6975달러
펜실베이니아대경영대학원-투자전략 코스 제공, 허구의 가족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케이스 스터디 강의
-5일 코스 기준 8755달러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