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대 오나=미 정보기관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12일 오전 중국 쓰촨(四川) 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KT-2 미사일을 발사해 약 863km 상공에 떠 있던 자국 기상위성을 격추했다. 이 위성은 1999년 발사된 극(極)궤도 기상위성 펑윈(風雲)-1C로 보인다.
이번 실험 전까지 위성공격용 탄도미사일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만 보유했다. 미국은 위성요격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편이 민간과 군사위성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985년 실험을 중단한 바 있다.
이번 격추 실험은 특히 중국이 미국의 핵심 우주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나타내 파문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상위성이 미국의 첩보위성과 같은 고도에서 이동하므로 이번 실험이 미국의 방위체계에 위협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9일 ‘새로운 위험이 도사리는 우주전쟁 시대 도래의 불안감이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실험 성공에 따라 2002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을 탈퇴한 뒤 우주의 군사적 이용 확대를 추진해 온 미국의 우주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19일 중국의 위성 요격실험에 자극을 받은 미국이 중국의 우주 군사화를 막기 위해 장거리무기 통제 등 외교적 노력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각국 우려 표시=위성 요격실험이 알려지자 미국 일본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는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중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18일 “중국의 이러한 무기 개발 및 실험이 우주공간에서 양국의 협력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도 “다른 나라와 테러집단들까지 미국의 우주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일본 관방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 및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우려한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도 기자회견에서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본이 실험 설명을 요청하자 중국 측이 ‘중국은 일관적으로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추구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호주 외교부도 푸잉(傅英) 호주 주재 중국대사를 소환해 중국 측의 설명을 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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