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에 빠진 세계이야기할 것”다급해진 다보스포럼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매년 초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구촌 공통의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가 24∼2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다.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회의의 올해 주제는 ‘힘의 방정식의 변화(The shifting power equation)’.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17일 연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지금 급속도로 변하는 중이며 지정학적 측면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힘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힘의 초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이번 포럼의 핵심 주제”라고 말했다.

▽주요 이슈는 ‘안보’와 ‘환경’=슈밥 회장은 “올해 회의는 ‘정신분열증에 빠진 세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지구촌에는 폭넓은 번영과 무시무시한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WEF가 조사한 결과 지구촌이 직면한 위험 요소는 지구 온난화, 테러 위험, 유가 충격, 중국 경제의 불안정 등 23가지로 집약됐다. 이 모든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각각의 토론 주제로 등장한다.

가장 큰 관심사는 ‘안보’.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는 여전히 주요 이슈로 다뤄진다. 올해는 ‘에너지 안보’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 에너지를 둘러싼 러시아와 유럽의 분쟁을 포함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전 세계가 각축을 벌이는 현실을 반영한 것.

‘지구 온난화’로 요약되는 기후 변화 문제도 핵심 토론 과제.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선 유해 에너지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고전적인 주장에서 벗어나 에너지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오염을 줄이는 방안에 토론이 집중될 전망이다.

올해 회의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5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재계에선 인도의 철강 재벌 라크슈미 미탈, 인터넷 기업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를 비롯한 최고경영자(CEO)급 인사 800여 명이 초대됐다.

한국에선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김병준 대통령정책기획위원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최태원 SK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참석한다.

▽도하라운드 재개에도 관심=포럼 기간 중인 27일에는 소규모 통상각료 회담이 다보스에서 열린다. 지난해 7월 중단된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DDA)의 재개 여부를 진단하는 회담이다.

30개국 통상 장관이 참석하는 이번 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진 DDA 협상의 회생 여부에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당분간 DDA 협상은 중단 상태에 놓일 공산이 크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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