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세계 26개 국 통상 장관들과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소규모 통상각료회담을 열고 협상을 신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선 미국과 유럽연합(EU),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주요 협상국들 사이의 양자 협상이 동시다발로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이와 병행해 제네바에서 실무급 다자 협상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 재개 소식에 대한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몇 개월 안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도국 그룹에서 영향력이 큰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은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사안에 대해선 입장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도국이 주장해온 미국의 농업보조금 삭감, EU의 농산물 수입 관세 인하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개도국들도 공산품, 서비스 분야에서 이에 상응하는 양보를 할 준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뤄야 할 현인이 많은 반면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통상협상 권한인 신속협상권한(TPA) 연장을 신청할 수 있는 3월말까지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는 현실적 제약 때문이다.
한편 24일부터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는 28일 막을 내렸다. '힘의 이동방정식'을 주제로 한 올해 포럼은 기후 변화, 중동 분쟁, 중국 및 인도의 경제 성장, 개도국 그룹의 영향력 증가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이번 포럼은 중동 분쟁 당사국들 간의 전격 회동 및 국가와 기업들의 비중 있는 뉴스 발표 등 회의 기간에 이뤄진 몇몇 성과 덕분에 비교적 성공을 거둔 회의로 기록됐다.
다보스=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