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라크 저항세력이 미군 차량을 타고 미군 복장을 한 채 영어까지 구사하면서 경비를 따돌리는데 성공했기 때문. 정규군 특수부대를 연상케 하는 이 공격을 놓고 현지 미군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래 가장 지능적이고 대담한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습격당한 청사 외곽 경비를 담당했던 이라크 경찰들은 "신형 미군 군복에 미국제 소총을 든 9~12명의 무장인원이 탔었다"면서 "영어를 구사하는데다 한 명은 금발이어서 미군임을 의심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사에 도착하자마자 정문과 후문을 통해 수류탄 세례를 퍼부었다. 이때 미군 1명이 죽고 3명이 부상당했다. 이어 이들은 청사에서 2명, 마당의 험비 차량에서 2명 등 모두 4명의 미군을 포로로 잡고 군용 컴퓨터까지 탈취한 뒤 달아났다.
이들을 추격한 미군은 현장에서 40㎞ 가량 떨어진 곳에서 파괴된 차량들을 발견했다. 차량 내 미군 4명 중 3명은 숨진 채로 발견되고 머리에 총상을 입은 한명은 후송 중 사망했다.
현지 미군 고위관계자는 "장비와 공격과정, 미군 차량을 정교하게 파손한 수법으로 보아 미군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제대로 훈련을 받은 자들의 소행"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란 정보기관이 자국 내에서 키워낸 이라크 마흐디 민병대원들의 소행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현지 미군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5명이 희생되고 3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이라크 바그다드를 전격 방문한 26일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가 미 언론의 취재에 의해 드러났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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