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던의 홍보 담당자이자 친구인 워런 코원은 셸던이 30일 미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아이젠하워 메디컬센터에서 부인과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렴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31일 발표했다.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독일계 유대인 아버지와 러시아계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셸던은 스무 살 때 할리우드에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수입은 주당 17달러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셸던은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고, 전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영화 대본을 썼다.
그에게 작가로서 처음 명성을 안겨준 장르는 뮤지컬. 1942년 '빨간머리(Redhead)'로 토니상을 수상했다. 5년 후 1947년에는 캐리 그랜트와 셜리 템플 주연으로 소개된 영화 '독신남과 사춘기 소녀'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탔다. TV가 영화의 인기를 대신하자 방송 작가로 나서 1965~1970년 방영된 시트콤의 고전 '내 사랑 지니'로 에미상까지 거머쥐었다.
셸던이 소설에 도전한 것은 50대에 들어서였다. 1969년 데뷔작 '벌거벗은 얼굴'을 내놓았다. 평단은 혹평을 퍼부었지만 310만부가 팔려나갔고 에드가상 추리부문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 소설 '깊은 밤의 저편'도 52주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천사의 분노' '게임의 여왕' '신들의 풍차' '내일이 오면'를 비롯해 그가 써낸 소설 중 17편이 톱 베스트셀러가 됐다.
셸던의 추리소설은 108개국에서 51개 언어로 번역됐다. 거칠고 무모한 남자들 틈에서 불굴의 노력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매력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특히 여성 독자층이 두텁다.
그는 매일 50쪽 분량을 비서에게 불러주어 받아 적게 한 뒤 1200~1500쪽 분량이 되면 완전히 개고(改稿)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써나갔다. 1년에 걸쳐 12~15회 퇴고를 거듭했다고 한다.
셸던과 25년간 우정을 나눠온 코원은 "그를 나쁘게 얘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었으며 아름다운 친구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댓글 0